14년전이었다. 몽물교환(夢物交換)이라는 이벤트를 진행한 적이 있었다.

 

외국의 어느 물물교환 사례를 보고 참 기발한 아이디어라 생각해서 벤치마킹을 해보려했던 것이다. 
 
어떤 청년하나가 작은 클립하나로 물물교환을 시작해서 마지막 물건이 집한채 까지 가는 일이 있었다.

 

그 시작은 미약했으나 그 끝은 창대하리라 인가....

 

암튼 이 청년은 블로그에 자신이 물물교환을 해가는 과정을 기록으로 올렸고, 그 기록이 대중들에게 반향을 일으켰으며

 

그로 인해 유명세와 함께, 결국에는 커다란 단독주택을 물물교환으로 획득하는 데 까지 이른다. 

 
당시 가끔씩 들어오는 그림의뢰만으로 생활했던 나는 이거다 싶어서 클립대신에 녹색 메모패드를 하나 만들었다.

 

아주 단순한 형태이지만 이것에 무언가 의미를 담으면 가치가 생길거라는 순진한 생각으로 시작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가치를 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가치를 담은 무언가를 널리 알리는 것도 그 만큼 중요하다는 것.

 

이런 이야기가 있지 않느냐. 산골짜기에 아무리 맛난 돈까스를 만들어도 그 산골짜기에 그 돈까스가 있다는 것을

사람들이 모른다면 없는거나 마찬가지라는 것. 

빳빳한 하드커버 종이에 A4종이를 몇장 겹쳐서 만들었던 매모패드

 
관련내용 링크
https://blog.naver.com/PostList.naver?blogId=metta&from=postList&categoryNo=211
 
 
이 메모패드에  물건을 교환해주는 분의 꿈을 그려서 서로 맞교환하였다. 3~4번 교환하였던가?
첫번째는 3색팬과 교환하였고, 두번째는 온도계랑 교환, 세번째는 대금, 그리고 마지막으로 CD수납기랑 교환을 하였는데...
마지막 물건은 애석하게도 찾는 사람이 없어서 계속 연결이 되지 못하였다.

 

나름 이야기를 만들어 보려고 하였으나. 교환된 물건의 매력도도 낮았고, 교환을 시작한 사람의 매력도 낮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이 이벤트는 결론적으론 실패했다. 홍보도 부족했고, 끈기도 없었다. 의미는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그 이후로 14년이 흘렀다. 아.... 세월 빠르다. 정말.
 
이 교환이 다시 시작해볼만 한 일인지 당근으로 실험해볼 계획이다. 뭐 또 실패해도 어쩔 수 없고. 

 

 

 

아주 작은 포스트잇인데 교환자가 나타나서 요구하면 뒤에 그림을 그려주려고 생각함


 

5시간 후...

 

이렇게 올려봤는데 조회수가 23명이나 된다. 

 

그러나 컨택된 사람은 없다. 물건 자체의 매력도도 없고, 스토리도 없고, 판매자가 어떤 사람인줄도 모르는데... 

 

누가 이걸 물물교환하겠다고 나서는 수고로움을 자처하겠는가? 

 

또 실패.

 

일단 첫번째 물건이 교환될 때까지 얼마만큼의 실패가 거듭되는지 테스트 해볼 요량이다. 

 

경험이 없으니 경험을 쌓을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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